예술의 신에게 바쳐진 소희

어느 먼 미래, 세계는 예술의 시대를 맞이했다. 그러나 이 시대의 예술은 더 이상 자유와 창조의 영역이 아니었다. 예술은 이제 신처럼 숭배받는 존재에 의해 지배되고 있었다. 그 신은 인간에게 아름다움과 창작의 능력을 부여하는 대신, 가장 순수하고 아름다운 영혼들을 제물로 요구했다.

소희는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진 소녀였다.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노래를 부를 때마다 사람들의 마음을 울렸고, 그 노래는 마치 사람들의 영혼을 울리는 듯했다. 그러나 소희는 한 가지 비밀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는 과거에 작은 실수를 저질렀고, 그로 인해 자신의 음악적 재능을 잃을 뻔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 실수를 감추기 위해 소희는 더 완벽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녀는 자신의 죄책감을 예술로 덮어 숨기고, 점차 자신의 노래에 모든 것을 걸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의문의 단체에 납치되었다. 그곳은 예술을 숭배하는 집단으로, 오직 예술만이 모든 것을 치유하고 구원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모인 비밀스러운 장소였다. 그들은 소희가 가장 순수한 목소리의 소유자라며, 예술의 신에게 바쳐질 제물로 삼으려 했다.

소희는 그곳에서 차가운 방에 갇혀 하루하루 세뇌를 당했다. 처음에는 그들이 말하는 예술의 신의 교리에 저항했지만, 점차 그녀는 그들의 말에 사로잡히기 시작했다. 그들은 소희에게 말했다. "네 목소리는 이 세상의 구원이다. 너는 예술 그 자체야. 네가 바쳐져야 이 세계가 완전해질 수 있어."

그들의 말은 마치 음악처럼 부드럽게 그녀의 마음속에 스며들었다. 소희는 자신이 예술의 신에게 바쳐져야만 한다는 생각에 빠져들었다. 그녀는 자신의 죄를 더 이상 감추려고 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 죄조차도 예술의 일부라고 믿기 시작했다. 그녀의 노래는 점점 더 아름다워졌고, 사람들의 영혼을 더 깊게 파고들었다. 그러나 그 안에는 숨겨진 슬픔과 죄책감이 담겨 있었다.

드디어 제물의 날이 다가왔다. 소희는 하얀 실크 드레스를 입고 제단으로 걸어갔다. 그녀의 얼굴에는 평온함이 깃들어 있었고, 사람들은 그녀를 보고 눈물을 흘리며 감탄했다. 소희는 마지막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 노래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슬픔과 아름다움을 담고 있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마치 천상의 선율처럼 울려 퍼졌고, 사람들은 숨을 죽이고 그 노래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마침내, 예술의 신이 나타났다. 신은 그녀를 부드럽게 감싸 안았고, 그녀는 그 품 안에서 점차 빛으로 변해갔다. 그녀의 마지막 노래가 끝나자, 그녀는 영원히 사라졌고, 그 순간 세상은 다시 한번 평화를 되찾았다. 하지만 그 평화는 단지 겉모습일 뿐, 그녀의 희생 뒤에 남은 어둠과 죄는 여전히 세상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사람들은 그녀를 기억하며 예술의 신을 숭배했지만, 그 누구도 그녀가 저지른 작은 죄와 그로 인해 겪은 고통을 알지 못했다. 소희는 예술의 신에게 바쳐졌지만, 그녀의 영혼은 영원히 자유롭지 못했다. 그녀는 그저 예술의 제물이 되었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