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물 신부 소설 여신의 버들의 강


류운희는 전생에 누구보다 잘생긴 남자에게 대든 죄로 여신의 벌을 받았다. 그 벌은 미의 여신이 사는 궁전에서 가희와 악사가 되어, 그곳에서 영원히 자신의 운명을 살아가는 것이었다.

궁전은 하늘의 중심에 있는 천국의 정원 속에 자리하고 있었다. 이 정원에는 세상에서 볼 수 없는 세 가지 종류의 꽃이 피어났다. 이 꽃들은 절대로 중복되지 않는 향을 풍겼으며, 각각은 그만의 독특한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첫 번째 꽃은 새벽의 신선함을 담은 은은한 꽃향을, 두 번째 꽃은 한낮의 태양처럼 강렬하고 따뜻한 향을, 세 번째 꽃은 밤하늘에 뜬 달처럼 차가우면서도 매혹적인 향을 풍겼다.

류운희는 매일 세 번씩 하인들에게 끌려나와 여신의 정원에서 꽃을 채집했다. 여신은 그녀가 가희와 악사로서 활동할 수 있도록 이 세 가지 꽃잎과 향료로 그녀를 치장했다. 이 향기로운 꽃들은 그녀의 피부에 닿으면 영롱한 빛을 발하며, 그녀의 모습을 더욱 신비롭고 아름답게 만들었다. 여신의 신전에서는 밤마다 연회가 열렸고, 류운희는 그 연회에서 노래하고 춤을 추었다. 그녀의 몸에서 풍기는 향기와 그녀가 부르는 음악은 신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연회의 마지막은 언제나 참혹했다. 밤이 깊어질 무렵, 류운희는 하인들에 의해 다시 끌려나갔다. 그녀는 빛이 영롱하게 반짝이는 강이나 바다로 데려가져, 그곳에서 제전의 제물이 되었다. 물 속에 던져지면 그녀의 몸은 그 빛과 함께 사라졌고, 다음 날이 되면 다시 새롭게 태어났다. 매번 죽고 다시 태어나, 그녀는 여신의 연회에서 영원히 노래하는 노예로 살아가야 했다.

그녀가 다시 태어날 때마다 여신의 연회는 다시 열렸고, 그녀는 매일 반복되는 운명 속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그저 하루하루를 마치 처음인 것처럼, 그러나 결코 새로울 수 없는 운명에 묶여 살아가는 것이 그녀의 삶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노래 속에는 언제나 희미한 그리움이 담겨 있었다. 그리움은 전생의 기억일 수도, 그녀가 느끼지 못하는 자아의 갈망일 수도 있었다.

류운희는 그렇게 영원히 미의 여신의 궁전에서 연회노예로 살아가며, 그 반복되는 순환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받아들이고 있었다.